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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s

위기의 민주주의: 룰라에서 탄핵까지 The Edge of Democracy - 넷플릭스 정치 다큐멘터리

by bitdigger1 2022. 1. 28.

TagLine: A cautionary tale of a democracy in crisis. 

민주주의가 위험하다. 브라질의 전 대통령 한 명이 탄핵당하고, 다른 한 명은 투옥되자 카메라를 든 감독. 정치의 역사가 곧 가족의 역사이기에 똑바로 바라보아야 한다.

1964년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며 군부가 정권을 잡은 브라질은 민주주의의 회복을 바라는 국민적인 저항 운동이 시작되고 그 중심에는 노조 지도자였던 룰라가 있었습니다.

1985년까지 지속된 군사 정권은 민정으로 정권을 이양했지만 브라질의 정치적인 혼란과 경제 불황, 관료와 정치인, 경찰의 부조리와 부정부패로 암울한 상황이 계속됩니다.

하지만 2003년 노동자당의 룰라가 중도보수와의 연정을 통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개혁에 박차를 가한 브라질은 세계 경제 호황에 힘입어 경제 회복에 성공하고 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의 일원으로 신흥 성장국으로 떠오르는 성과를 거둡니다.

재선에 성공하며 퇴임 시 87%의 지지율을 보이던 룰라의 뒤를 이어 노동자당의 지우마 호세프가 2010년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정권을 연장하는데 성공하지만 여전히 연정이 필요한 불안한 정권을 유지합니다.

하지만 브라질의 부와 실질적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개혁을 거부하던 보수 기득권층의 반격이 시작되면서 브라질 민주주의는 암운에 휩싸입니다.

브라질 법원의 세르지오 모루 판사는 부정부패를 척결한다는 미명하에 정권 인사들을 겨냥한 표적 수사, 일명 세차 작전 Operation Car Wash를 시작하고 룰라가 한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며 가택 압수 수색 후 그를 구속하면서 대대적인 언론 보도로 부패 정치인으로 각인시키며 룰라의 이미지는 바닥으로 추락합니다.

호세프 대통령은 룰라의 누명을 벗기고 그가 기소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장관으로 임명하는 강수를 두지만 브라질 하원은 바로 호세프 대통령이 정부의 회계장부 조작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한 달 뒤 하원에서 탄핵을 의결하면서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킵니다.

여론 장악에 실패한 노동자당은 괴멸적인 타격을 입게 되고 브라질 사회는 정치적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조장하는 언론 등으로 인해 급격한 보수화가 진행됩니다.

게다가 많은 국민들이 좌파 정권에서도 삶이 나아지지 않았던 실망감과 사실상 답이 없는 브라질의 끔찍한 치안 문제가 정권의 발목을 잡습니다.

지지 세력을 규합해 누명을 벗고 꺼져가는 민주주의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2018년 대선에 다시 나섰던 룰라에게 세르지우 판사가 뇌물수수와 돈 세탁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 룰라는 피선거권을 상실합니다.

브라질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리는 막말 극우 정치인 보우소나루가 대통령에 당선되며 좌파 정권은 무너지고 자신의 승리에 결정적 기여를 한 세르지우를 막강한 권한을 부여한 법무부 장관에 임명합니다.

정치권, 검찰과 법원, 기업, 언론 등이 결탁한 기득권 카르텔이 주도한 사법 쿠데타로 인해 룰라의 등장으로 성장하던 브라질의 민주주의는 한순간에 후퇴하게 됩니다.

취임하자마자 개발을 명목으로 울창한 아마존 밀림을 밀어버리고 각료 절반을 군인으로 임명하며 과거 독재 정권을 옹호하고 원주민과 인종을 차별하는 발언을 일삼는 과격한 행보를 보이고 이를 지지 기반으로 삼고 있습니다.

 

기득권 카르텔의 사법 쿠데타로 극우 권위주의 정권이 들어서며 과거로 회귀한 브라질의 험난한 현대 정치사와 위기에 빠진 민주주의를 두 명의 대통령과 감독 페트라 코스타의 개인적인 가족사를 통해 바라보고 모두에게 경종을 울리는 2019년 공개된 정치 다큐멘터리입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여러모로 한국과 비슷한 현대사와 기득권의 카르텔 양상도 비슷한 브라질의 위기와 경험, 지금의 현실은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습니다.

 

Woe Unto You, Lawyers! 저주받으리라, 너희 법률가들이여!

(1939년, 프레드 로델, 예일대학교 로스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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